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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과학 실험

손세정제의 알코올 농도 측정 실험 (증발 속도 활용)

손세정제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과학적 접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물건 중 하나가 바로 손세정제다. 사람들은 식사 전, 외출 후, 심지어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나서도 손세정제를 사용한다. 손세정제를 사용할 때 우리는 “이 제품 정말 효과 있을까?”, “알코올이 많이 들어있는 걸까?” 같은 질문을 하곤 한다. 대부분의 손세정제는 알코올이 60% 이상 포함되어 있어야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집에서 직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해 볼 수 있는 방법은 흔하지 않다. 다행히도 아주 간단한 원리를 이용하면 손세정제 속 알코올 농도를 어느 정도 비교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바로 ‘증발 속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손세정제일수록 빠르게 증발한다는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초등학생도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손세정제의 알코올 농도를 비교해 보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실험을 직접 진행하고 나면 아이들도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고, 생활 속 물건을 과학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알코올 농도 측정 실험

실험 준비물과 방법: 집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단계별 안내

이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대부분 가정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우선 비교 대상이 될 서로 다른 브랜드 또는 종류의 손세정제 3개가 필요하다. 알코올 농도가 명시되어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을 함께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손세정제를 떨어뜨릴 투명한 접시나 사기그릇 3개, 스톱워치 또는 타이머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투명 자, 종이와 펜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체온계나 온도계가 있으면 실험 환경의 온도를 기록해 두는 것도 유용하다.

실험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먼저 같은 양의 손세정제를 각각의 접시에 떨어뜨린다. 이때는 정확한 양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므로, 스포이트나 티스푼 등을 이용해 각 접시에 1ml씩 동일하게 떨어뜨린다. 이후 스톱워치를 작동시킨 후 손세정제가 모두 증발할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한다. 완전히 증발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은 액체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고 접시 표면이 말라 있는 상태로 정의한다. 만약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증발 속도는 알코올 함량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알코올이 많을수록 휘발성이 높기 때문에 더 빠르게 증발하며, 반대로 젤의 점성이 높거나 알코올 함량이 낮을 경우 증발 속도는 느려진다. 이 실험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증발 시간이라는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하여 제품 간 차이를 비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높다.

실험 결과 관찰 및 데이터 기록: 증발 속도와 알코올 함량의 관계

실험 결과는 아래의 방식으로 기록하면 과학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먼저 각 손세정제의 제품명을 표로 작성하고, 증발이 완료된 시간을 초 단위로 기록한다. 예를 들어, A 제품은 3분 20초, B 제품은 2분 10초, C 제품은 5분 45초가 걸렸다고 가정하자. 이 수치를 바탕으로 증발 속도를 비교하면 B 제품이 가장 빨리 증발했고, C 제품은 가장 늦게 증발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B 제품이 가장 알코올 농도가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세정제 뒷면의 성분표를 확인해 보면, B 제품은 에탄올 70%, A 제품은 62%, C 제품은 50%로 명시되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한 증발 시간 측정을 통해, 우리는 각 제품의 알코올 함량을 ‘과학적 추론’을 통해 비교해 볼 수 있다.

단, 실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시간대에 실험을 진행해야 하며, 주변 온도와 습도도 가능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험 전후로 방 안의 온도를 기록해두면 결과 해석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접시 표면의 재질이나 크기도 통일되어야 하며, 한 실험을 두세 번 반복해서 평균값을 내면 훨씬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실험은 단순한 과학 지식 전달을 넘어서, ‘실험 설계’, ‘변인 통제’, ‘데이터 해석’ 등 과학 탐구 능력을 전반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과학적 원리 설명: 증발, 알코올의 휘발성, 분자 운동 이해

이 실험의 핵심은 ‘알코올은 휘발성이 높다’는 성질에 있다. 휘발성은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능력을 말하는데, 알코올은 분자 간 결합력이 약하고 분자량이 작기 때문에 쉽게 기화된다. 특히 에탄올은 상온에서도 빠르게 증발하는 특성이 있어, 같은 양의 물과 비교하면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기체로 변한다. 따라서 알코올 함량이 높은 손세정제일수록 액체가 공기 중으로 더 빨리 날아가게 된다.

또한 증발 속도는 표면적에도 영향을 받는다. 손세정제가 펼쳐져 있는 면적이 넓을수록, 더 많은 분자가 공기와 닿기 때문에 증발이 빨라진다. 실험에서 같은 접시를 사용하고, 손세정제를 동일한 양으로 떨어뜨린다면 면적 차이는 거의 없으므로 ‘농도’에 따른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 원리는 아이들이 ‘물은 왜 말라요?’, ‘향수는 왜 금방 날아가요?’ 같은 일상 속 질문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도와주는 훌륭한 설명 도구가 될 수 있다. 실험을 통해 결과를 직접 관찰하고, 그 이유를 알게 되면 과학이 단순히 책 속 이론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눈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실생활 적용과 확장 활동: 과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기회

이 실험은 아이들에게 매우 실용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 “내가 사용하는 손세정제는 믿을 수 있을까?”, “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닐까?”, “성분표를 읽을 줄 알아야겠네?” 등이다. 단순히 실험만으로 끝나지 않고, 제품 선택, 위생 관리, 성분 이해 등 실생활에 연결되는 사고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실험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실험을 확장하여 ‘직접 손세정제 만들기 실험’으로 연결하거나, ‘에탄올과 이소프로필 알코올의 증발 차이 비교’와 같은 고급 실험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이 실험은 ‘과학일기’ 쓰기 주제로도 매우 적합하다. 날짜, 실험 조건, 진행 방식, 결과표, 느낀 점 등을 적어보게 하면 아이는 실험 과정을 글로 정리하면서 논리력과 문해력을 동시에 기르게 된다. 부모나 교사는 실험 전후로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아이가 스스로 추론하도록 돕는다면 과학적 사고력은 자연스럽게 확장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험이 끝난 후 “만약 습도가 높아지면 증발 속도는 어떻게 될까?”, “에탄올이 아닌 물만 사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와 같은 ‘가상 실험’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은 마무리 활동이다.

 

 

 

 

이 글에서는 손세정제의 알코올 농도를 집에서 간단한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증발 속도는 알코올의 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 실험을 통해 아이들은 실생활 속 과학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실험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데이터 수집, 변인 통제, 과학적 추론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가 된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이 실험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힘을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