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과학 실험

계절별 공기의 습도 비교 실험

Noblesse Nomad Princess 2025. 7. 16. 03:25

왜 우리는 ‘공기의 촉촉함’을 느끼는 걸까?

어느 여름날, 나는 아들과 함께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런 질문을 받았다.
“아빠, 오늘은 왜 이렇게 공기가 끈적거려?”
순간 나는 웃으며 “습해서 그렇지”라고 대답했지만, 그 대답이 아이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습하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공기가 ‘촉촉하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아이는 더 알고 싶어 했다.
이 작은 질문 하나가 바로 이 실험의 출발점이었다.
우리는 실생활 속에서 계절마다 공기의 느낌이 다르다고 느낀다. 겨울엔 코가 마르고 피부가 땅긴다고 말하고, 여름에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도 전에 땀이 끈적이게 된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계절에 따라 공기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습도(humidity)’라는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습도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계절에 따른 공기의 습도 차이를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측정해 보기로 했다.
이번 실험은 단순히 습도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날씨와 환경을 체험하고 과학적 사고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계절별 공기의 습도 비교 실험

실험의 목적과 과학적 배경 – 습도란 무엇이고, 계절마다 왜 달라질까?

습도란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의 양을 말한다. 공기 중에는 항상 일정량의 수분이 존재하는데, 이 수분이 많을수록 우리는 공기를 ‘습하다’고 느끼고, 적을수록 ‘건조하다’고 느낀다.
과학적으로는 **상대습도(Relative Humidity, RH)**라는 개념을 주로 사용한다. 상대습도는 현재 공기 중 수증기 양이 포화 상태 대비 몇 % 인지를 나타낸 값이다.
예를 들어 상대습도 80%는 현재 공기가 80% 정도 수증기를 머금고 있다는 뜻이다.

계절마다 습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공기의 온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뜻한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고, 차가운 공기는 그만큼 수분을 담을 공간이 적다.
그래서 여름에는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를 많이 품게 되어 습도도 상승하고, 겨울에는 반대로 차가운 공기가 수분을 머금기 어려워 건조해지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마다 습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실험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계절별로 관찰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보며, 아이가 직접 과학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실험의 주된 목표는 아래와 같다:

  1. 계절별 상대습도를 일정 기간 측정하고 기록한다.
  2. 측정값을 표와 그래프로 정리하여 비교 분석한다.
  3. 습도 변화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탐구한다.
  4. 측정 방법을 통해 과학적 관찰 능력과 자료 해석 능력을 키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는 단순히 ‘습하네, 건조하네’라는 주관적 느낌을 넘어서 숫자와 원리로 현상을 이해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실험 준비물 및 방법 – 어린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계절별 습도 측정

실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는 간단한 도구와 기록지를 준비했다. 고가의 기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으며, 아이가 직접 측정하고 기록할 수 있는 디지털 온습도계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준비물 목록:

  • 디지털 온습도계 (1개, 실내용)
  • 실험 기록지 (A4 용지 또는 과학노트)
  • 색연필 또는 그래프용 펜
  • 날짜별 표 작성용 체크리스트
  • 매일 같은 시간 측정을 위한 타이머
  • 실외 측정을 위한 우산, 장갑 (겨울 대비)

실험 기간 및 장소:

  • 기간: 각 계절별로 최소 7일 이상
  • 시간: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6시 (2회 측정)
  • 장소: 실내 한 지점 고정 (예: 거실 창가 근처)

실험 방법:

  1. 동일한 위치에 온습도계를 놓는다. 가능한 한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실내 공기 위치가 좋다.
  2.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6시에 측정값을 기록한다.
  3. 온도(℃)와 습도(%)를 모두 기록지에 작성한다.
  4. 일주일간의 데이터를 표로 정리한 후, 평균값을 계산한다.
  5. 이후 계절별로 비교 분석하고, 그래프를 그려 시각화한다.
  6. 측정값 외에도 해당 날의 날씨 상태(맑음, 흐림, 비 등)도 함께 기록하면 좋다.

예시 기록지 양식:

날짜시간온도(℃)습도(%)날씨
6/1 09:00 23.5 68% 맑음
6/1 18:00 26.2 72% 맑음
 

실험 팁:

  • 아이가 직접 기기를 작동하고 기록하게 하면 책임감과 호기심이 높아진다.
  • 변수가 많을 경우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이라는 조건을 꼭 지켜야 비교가 가능하다.
  • 재미를 위해 측정값을 색으로 채우는 활동(색칠 그래프)도 함께하면 학습 효과 ↑

실험 결과 및 분석 – 계절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리는 1년 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마다 7일씩 습도 데이터를 측정했다.
그 결과는 예상대로 계절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아래는 실제 측정했던 예시 평균값이다.

계절평균 온도평균 습도
봄 (4월) 17.2℃ 55%
여름 (8월) 28.4℃ 83%
가을 (10월) 19.0℃ 57%
겨울 (1월) 5.2℃ 32%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와 함께 아래와 같은 과학적 질문을 나눌 수 있었다.

  • 왜 여름엔 습도가 가장 높았을까?
    온도가 높으면 공기가 수증기를 더 많이 머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겨울엔 왜 피부가 건조했을까?
    공기 중 수분이 적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수분이 더 쉽게 증발되기 때문이다.
  • 비 오는 날은 습도가 항상 높았을까?
    → 대부분 그렇지만, 실내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다.
  • 실내에서 가습기를 켠 날과 안 켠 날은 습도에 차이가 있었을까?
    가습기를 켜면 평균 20~30% 습도 증가가 확인되었다.

이처럼 단순한 숫자 데이터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논리적 사고로 이어지는 과정이 정말 인상 깊었다.
또한, 습도는 우리가 평소 신경 쓰지 않았던 건강, 기분, 수면, 식물 관리 등 다양한 일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함께 배울 수 있었다.
실험을 통해 측정한 수치를 직접 색칠하거나, 그래프로 만들어보면서 아이는 데이터 처리 능력까지 함께 키울 수 있었다.

결론 및 확장 활동 – 공기의 습도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 실험은 단순히 습도라는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질과 직결되는 환경 요인을 과학적으로 탐색하는 활동이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습도는 우리 몸의 컨디션, 감정, 식물의 생장, 곰팡이 발생, 가전제품 보관 등 실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아이와 함께 실험 후 정리한 확장 활동은 아래와 같다:

확장 활동 아이디어

  1. 실내 습도 조절 실험: 가습기, 젖은 수건, 식물 등을 놓아두고 변화 관찰
  2. 식물별 습도 반응 실험: 선인장 vs 고사리 비교
  3. 여름 장마철 곰팡이 관찰 실험 (위생 고려)
  4. 침실 습도와 수면 질 변화 실험
  5. 종이의 수분 변화 실험: 습도 높을 때 구김 정도 확인

아이에게 던지는 질문

  •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도구나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
  • 다른 지역(제주, 강원 등)의 습도는 어떻게 다를까?
  • 기후 변화가 습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실험은 끝났지만, 아이의 질문은 계속된다.
과학은 ‘이상하다’, ‘왜 그렇지?’라는 작은 의문에서 출발한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실험이었다.
이제 아이는 날씨 앱에서 습도 수치를 먼저 확인하고, “오늘은 습하니까 빨래는 잘 마르지 않을 것 같아”라고 말한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결국 아이를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씨앗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