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액체의 성질을 알아봐야 할까?
어느 날 우리 아이가 물어봤다. “엄마, 사이다는 왜 혀가 따끔거려요? 그리고 왜 어떤 물은 먹으면 텁텁하고 어떤 건 시원해요?”
아이의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그 안에는 분명 과학적인 호기심이 숨어 있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액체를 접하고 살아간다. 사이다, 식초, 우유, 레몬즙, 주방 세제, 치약, 심지어 우리가 마시는 생수까지도 모두 ‘액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성질은 모두 다르다. 어떤 액체는 마시면 시큼하고, 어떤 것은 쓴맛이 나기도 하며, 또 어떤 액체는 피부에 닿으면 끈적거리거나 미끄럽기도 하다.
이러한 액체의 다양한 성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개념이 바로 ‘산성’과 ‘염기성’이다. 과학 시간에 리트머스 시험지를 통해 산성과 염기를 구별했던 기억이 있는 어른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리트머스 시험지, 꼭 실험실에서만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집에 있는 자연 재료를 활용해 충분히 만들 수 있으며,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원리가 매우 간단하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어린이와 함께할 수 있는 ‘간이 리트머스 시험지 만들기’ 실험을 중심으로, 산성과 염기의 개념, 실생활에서의 활용, 실험 후 확장 활동까지 함께 다룰 예정이다.
과학은 사실 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마시는 주스, 청소할 때 사용하는 세제, 요리할 때 넣는 식초, 심지어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속에도 산성과 염기는 숨어 있다.
집에 있는 간단한 물건들로 과학 실험을 하며,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동시에 가족 간의 유익한 활동 시간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 않을까?
실험 준비 – 리트머스 시험지는 보라색 채소로 만든다?
이번 실험의 핵심은 ‘천연 지시약’을 이용한 리트머스 시험지 만들기이다.
리트머스 시험지는 일반적으로 화학실에서 구입하거나 실험 키트를 통해 사용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훨씬 안전하고 접근성이 좋은 적양배추(보라양배추)를 이용해 직접 만들 것이다.
준비물
- 적양배추 몇 장
- 물 (500ml 정도)
- 냄비 & 가열 가능한 스토브 또는 전자레인지
- 종이 타월 또는 필터 커피지 (무늬 없는 흰 종이)
- 가위
- 투명한 유리컵 또는 플라스틱 컵 여러 개
- 테스트할 액체들: 식초, 베이킹소다 물, 레몬즙, 주방세제, 생수, 사이다, 탄산수, 우유, 치약 희석액 등
적양배추는 슈퍼마켓이나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 채소는 보라색을 띠고 있는데, 그 안에 있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가 산성과 염기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색소는 리트머스 용지처럼 액체의 성질에 반응하는 ‘자연 지시약’ 역할을 한다.
준비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적양배추를 잘게 썰고 냄비에 물과 함께 넣은 뒤 10분 정도 끓인다. 이때 물이 진한 보라색으로 변하는데, 이 국물이 바로 ‘천연 지시약’이다. 끓인 후에는 체에 걸러 맑은 보라색 액체만 남긴다.
이 액체에 종이 타월이나 커피 필터지를 담가 2~3분 정도 충분히 적셔주고 꺼내서 말리면, 나만의 천연 리트머스 시험지가 완성된다. 종이가 완전히 마른 후엔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실험에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와 함께 색의 변화, 냄새, 온도의 변화 등을 함께 관찰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도 매우 교육적이다. 과학 실험은 단지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관찰과 질문이 핵심이다.
실험 과정 – 다양한 액체에 리트머스 시험지를 담가보자!
시험지까지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갈 시간이다. 아이와 함께 실험을 하면서 액체가 산성인지, 염기성인지 직접 확인해 보자. 실험의 흐름은 간단하지만,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은 아주 많다.
우선 각각의 유리컵이나 플라스틱 컵에 실험할 액체를 소량 부어 놓는다. 이때 액체의 종류는 되도록 다양한 특성을 가진 것들로 준비하면 더 흥미롭다.
예를 들어, 식초(산성), 베이킹소다 물(염기성), 생수(중성), 레몬즙(강한 산성), 주방세제(염기성), 사이다(산성), 우유(약산성), 치약(염기성)을 준비하면 좋다.
각각의 액체에 천연 리트머스 시험지를 넣었을 때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 하나하나 관찰하고 기록한다.
변화의 패턴은 대략 다음과 같다:
식초 | 선명한 붉은색 | 산성 |
레몬즙 | 붉은색~분홍색 | 산성 |
사이다 | 붉은기 도는 자주색 | 산성 |
우유 | 거의 변화 없음 | 약산성 |
생수 | 변화 없음 | 중성 |
베이킹소다물 | 푸른색~청록색 | 염기성 |
주방세제 | 파란색~보라색 | 염기성 |
치약 희석액 | 파란색~연한 남색 | 염기성 |
이 실험의 핵심은, 색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이 액체는 산성인가? 염기성인가?’를 스스로 유추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엄마, 치약은 염기성인 것 같아! 색이 파래졌어!”라고 말하는 순간, 그건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탐구적 사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실험의 과학 원리 – 왜 색이 변할까?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리트머스 시험지는 어떻게 산성과 염기를 알아보는 걸까?
앞서 말했듯이, 적양배추에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가 들어 있다. 이 색소는 pH에 따라 분자의 구조가 바뀌는데, 그 구조 변화에 따라 색도 변하게 된다.
- pH 1~3 (강산성): 붉은색
- pH 4~6 (약산성): 자주색~분홍색
- pH 7 (중성): 보라색
- pH 8~10 (약염기성): 푸른색
- pH 11 이상 (강염기성): 초록색~노란색
이처럼 색의 변화는 단순한 착색이 아니라, 분자 구조 변화에 따른 ‘화학 반응’이다. 적양배추 이외에도 이러한 특성을 가진 식물들은 꽤 많다. 예를 들어 블루베리, 포도껍질, 자주색 고구마, 흑미, 검정콩 껍질 등에도 유사한 안토시아닌이 포함되어 있어 실험 응용이 가능하다.
아이에게 이 원리를 설명할 땐, 너무 어렵게 설명하지 말고 이렇게 말해도 좋다:
“보라색 채소에는 특별한 색소가 들어 있어서, 산성 물질을 만나면 얼굴이 빨개지고, 염기성 물질을 만나면 파래진단다. 마치 물이 차가우면 파랗게, 뜨거우면 빨갛게 변하는 것처럼 말이야!”
이렇게 비유를 통해 설명하면, 과학이 훨씬 친숙하고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다.
게다가 과학이라는 학문은 원래 어렵고 복잡한 개념을 ‘관찰과 실험’을 통해 쉽게 이해하게 도와주는 도구이다. 이 실험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정리 및 확장 활동 – 실험 후 어떤 활동을 더 할 수 있을까?
이번 실험은 단순히 색이 변하는 것을 관찰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의 탐구력, 관찰력,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후속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 “리트머스 시험지를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을까?”
- “우유는 왜 거의 색이 변하지 않았을까?”
- “색이 변하지 않은 물질은 진짜 중성일까, 아니면 색소가 반응하지 않은 걸까?”
- “채소 대신 다른 식물로도 이런 실험이 가능할까?”
이러한 질문은 추론하기, 가설 세우기, 새로운 실험 설계하기라는 과학적 사고의 기본 단계를 자연스럽게 유도해준다. 더 나아가, 아이와 함께 ‘나만의 리트머스 실험 키트 만들기’, ‘실험 일지 만들기’, ‘색 변화 사진 찍어 정리하기’ 같은 활동도 해보자.
그리고 학부모나 교사라면 이 실험을 수업 또는 놀이 활동으로 활용해도 좋다. 학교 과학 수업 시간 외에도 방과후 교실, 과학 캠프, 가정 실습용 콘텐츠로도 훌륭하며, 유튜브나 블로그 콘텐츠로 발전시켜 애드센스 수익화에도 유리한 주제다.
‘집에 있는 물건으로 간이 리트머스 시험지 만들기’ 실험은
단순한 놀이가 아닌, 과학의 원리와 관찰 능력, 문제 해결력, 창의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고품질 과학 콘텐츠다.
이 실험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고, 재료비도 거의 들지 않으며,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과학자가 되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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