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린이 과학 실험

치약 속 연마제가 실제로 얼마나 강할까? 알루미늄 비교 실험

치약은 단순한 청소도구일까? 아이의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

우리 아이는 양치를 할 때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며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곤 한다. 어느 날은 이렇게 물었다.
“아빠, 치약 속에 뭔가 알갱이 같은 게 있는데, 그게 뭐야?”
그 말에 나는 평소 무심히 쓰던 치약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치약에는 단지 향이나 거품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이의 말처럼 작은 알갱이들이 손끝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그게 뭘까 궁금해졌고, 알아보니 그것은 바로 ‘연마제(研磨劑, abrasive)’라는 성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아 표면의 플라크(세균 찌꺼기)나 얼룩을 제거하기 위해 치약에 아주 미세한 입자가 들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다.
“그 연마제는 얼마나 강할까?”
“진짜 치아를 갈 정도로 센 걸까?”
“금속이나 다른 물건에도 영향을 줄까?”

그래서 우리는 아이와 함께 직접 실험해 보기로 했다.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알루미늄 포일을 사용해, 치약 속 연마제가 실제로 얼마나 마모 효과를 내는지를 관찰해 보기로 했다. 이 실험은 단순한 과학 지식을 넘어, 생활 속 재료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아이 스스로 체험하고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과학은 꼭 실험실 안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세면대 위에서도, 일상 속에서도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알루미늄 비교 실험

실험 준비물과 계획: 누구나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구조

이 실험을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했던 점은 안전성과 단순함이었다. 어린이와 함께 실험하는 만큼, 복잡하거나 위험한 재료는 배제하고,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만으로 구성했다.

실험 준비물:

  • 일반적인 상업용 치약 2종 (화이트닝 치약, 허브 치약)
  • 알루미늄 호일 (접거나 펴서 테스트 가능)
  • 깨끗한 칫솔 2개 (브러시 모양이 동일한 것)
  • 물 한 컵
  • 스톱워치 또는 타이머
  • 스마트폰 확대 기능 또는 돋보기
  • 종이 타월
  • 고무장갑 (선택사항)
  • 실험노트 또는 기록지

실험 계획 요약:

  1. 알루미늄 호일을 동일한 크기(약 10 ×10cm)로 두 장 잘라서 각각 실험 A, 실험 B로 명명
  2. 치약 2종을 각각의 알루미늄 호일에 바른 후 일정 시간(2분간) 동일한 힘으로 칫솔질 진행
  3. 실험 후 물로 헹군 뒤 마른 수건으로 닦아 비교
  4. 확대해서 긁힘, 광택, 표면 변화 확인 및 사진 기록
  5. 실험노트에 차이점, 관찰 결과, 아이의 느낌 등을 정리

이 실험의 핵심은 치약 속 연마제가 표면에 어떤 변화를 주는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었다.
알루미늄은 연성이 있어 비교적 약한 힘에도 긁힘이 생기기 때문에, 마찰 실험 대상으로 매우 적합하다.

실험 과정과 관찰: 치약 속의 미세한 알갱이들이 만들어낸 변화

실험을 시작하기 전, 아이는 조금 들떠 있었다. 평소 양치질을 장난처럼 하던 아이가, 이제는 마치 과학자가 된 듯 실험 준비물 하나하나를 꼼꼼히 점검했다.
우리는 먼저 화이트닝 기능이 있는 치약을 알루미늄 호일 A에 바르고, 깨끗한 칫솔로 2분간 시계 방향으로 문질렀다. 아이는 타이머를 들고 “시작!”이라고 외치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칫솔질이 끝난 후 물로 가볍게 헹구고 종이 타월로 닦았을 때, 눈에 띄게 반짝이는 흔적과 미세한 흠집이 보였다. 육안으로도 광택 차이가 느껴졌고, 돋보기로 보면 표면에 작은 스크래치(흠집)들이 형성되어 있었다.

다음으로 허브 성분이 많은 치약을 알루미늄 호일 B에 똑같이 바르고 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치약은 연마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실험 결과는 확실히 달랐다.
같은 시간과 같은 방식으로 문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광택 변화는 있었지만, 스크래치는 덜하고, 표면 질감 변화가 미세했다.
아이의 눈에도 차이가 보였고, 그는 흥미롭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첫 번째 치약은 알갱이가 더 센가 봐요. 반짝이긴 했는데, 종이가 조금 상한 것 같았어요.”

관찰 요약

항목화이트닝 치약허브 치약
광택 변화 있음 (뚜렷) 있음 (미세)
표면 스크래치 다수 확인 거의 없음
아이의 반응 "깨끗해 보이지만 조금 벗겨진 느낌" "조금만 닦인 것 같아요"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치약 속 연마제의 세기와 마모 효과를 실제로 관찰할 수 있었고, 단순히 광고나 포장지의 설명에 의존하지 않고도 직접 차이를 확인하는 방법을 배웠다.

과학 원리 해설: 연마제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그렇다면 이 알갱이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대부분의 치약에는 ‘실리카(silica)’, ‘탄산칼슘(calcium carbonate)’, ‘알루미나(alumina)’ 같은 미세한 고체 입자가 들어 있다. 이 입자들이 치아 표면의 이물질을 물리적으로 깎아내며 세정 작용을 한다. 이를 **연마 작용(Abrasive Action)**이라고 하며, 주로 아래 목적에 사용된다:

  • 치아 착색 제거 (커피, 담배 얼룩 등)
  • 플라크 제거
  • 매끄러운 표면 유지

하지만 연마제는 치아 법랑질도 함께 마모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사용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특히 너무 강한 연마제가 포함된 치약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치아 표면이 점점 얇아져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루미늄은 인간의 치아보다 훨씬 부드럽지만, 이 실험을 통해 연마제가 약한 금속에 스크래치를 낼 수 있을 정도의 물리적 마찰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아이에게도 이렇게 설명했다:
“치약 속에 아주 작은 모래알처럼 생긴 게 있어서, 마치 사포처럼 치아를 살살 문질러 닦아주는 거야. 너무 세면 안 좋고, 적당히 있어야 잘 닦이지.”

생활 속 과학을 이해하는 힘, 그리고 확장 실험 제안

이번 실험은 단순히 치약을 테스트하는 행위로 끝나지 않았다.
아이에게는 치약이라는 평범한 생활 용품이 과학적 원리를 품은 도구로 다시 보이게 되었고,
“우리가 매일 쓰는 것들도 실험해 보면 새로운 사실이 나올 수 있다”는 과학적 호기심이 심어졌다.

우리는 이후 같은 실험을 다양한 재질로 확장해 보았다.

  • 플라스틱 투명 시트
  • 머그컵 표면
  • 빈 캔
    을 치약으로 문질러보고 결과를 비교해 보니, 재질에 따라 연마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해볼 수 있는 확장 실험:

  • 치약 종류별 연마 비교 실험 (천연치약 vs 기능성 치약)
  • 칫솔의 강도(모질)에 따른 마모 변화 실험
  • 치약 없이 칫솔질할 경우의 차이 실험
  • 같은 치약을 5일 연속 동일 알루미늄에 반복 마찰 후 변화 확인

이번 실험을 통해 아이는 “과학은 어려운 공식이 아니라 눈앞에서 벌어지는 변화”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또한 스스로 관찰하고 기록하며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탐구력, 분석력, 그리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