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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과학 실험

우유로 고체 만들기? 카세인 고체화 실험

액체였던 우유가 단단해지는 마법 같은 순간

어느 날 냉장고 속 우유를 꺼내 마시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액체가 딱딱한 치즈처럼 변하는 원리는 뭘까?’
일상에서 흔히 마시는 우유는 부드럽고 흰 액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치즈, 요구르트, 두부 같은 고체 형태의 음식으로도 널리 쓰인다. 이처럼 우유 속 단백질 성분이 응고하면서 고체로 변하는 현상은 과학적으로 아주 흥미로운 주제다.
특히, 아이들이 쉽게 따라 해볼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 원리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 교육 콘텐츠로 매우 적합하다.
이번 실험에서는 우유에 산성 성분(식초)을 넣어 카세인 단백질을 분리하고, 이 카세인을 고체 형태로 굳히는 실험을 진행해 볼 것이다. 이 실험은 단순한 놀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단백질의 성질 변화, 산-염기 반응, 분자 구조의 응집 같은 다양한 과학 개념이 숨어 있다.
게다가 이 실험은 재료도 간단하고, 안전성도 높아 가정에서 어린이와 함께 즐기기 매우 적합하다. 아이들이 실험을 하면서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실제 식품 공정이나 생화학 반응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쌓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익하다.
이제부터 함께, 우유로 고체를 만드는 놀라운 여정을 시작해보자!

카세인 고체화 실험

 

실험 준비 및 절차 – 우유와 식초, 두 가지 재료만으로 가능하다

실험 재료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요)

  • 우유 1컵 (약 200~250mL, 일반 우유면 충분)
  • 식초 2~3스푼 (일반 가정용 식초 사용 가능)
  • 냄비 또는 전자레인지용 용기
  • 체(거름망) 또는 종이 필터
  • 나무젓가락 또는 숟가락
  • 종이타월 또는 깨끗한 천
  • (선택) 베이킹소다, 물감, 향료, 소금 등 추가 실험용 부재료

실험 절차 (직접 따라 해 보세요)

  1. 냄비나 용기에 우유 1컵을 넣고 약불로 데운다. (전자레인지에 30~40초 돌려도 OK)
    ▶ 너무 뜨겁게 데우면 단백질이 제대로 응고하지 않으니 '따뜻한 상태'까지만!
  2. 따뜻해진 우유에 식초 2~3스푼을 천천히 부어준다.
    ▶ 이때 바로 하얗게 덩어리가 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3. 숟가락이나 젓가락으로 우유 안에 생긴 하얀 덩어리를 천천히 저어준다.
    ▶ 액체는 맑게 분리되고, 고체가 응고되며 뭉쳐진다.
  4. 체나 거름망을 이용해 고체 덩어리와 액체를 분리한다.
    ▶ 고체는 ‘카세인’, 액체는 ‘유청’이라고 부른다.
  5. 종이타월이나 깨끗한 천에 고체를 담아 살짝 눌러서 수분을 제거한다.
    ▶ 원한다면 색소나 향료를 섞어 예쁜 모양으로 굳힐 수도 있다.
  6. 일정 시간 말리면, 고체 덩어리가 단단해지면서 마치 플라스틱처럼 굳는다.
  7. (확장 실험) 굳은 카세인으로 장식품, 열쇠고리 등을 만들어보기!

이 실험의 장점은 간단하고 빠르며, 고체가 생성되는 즉각적인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실험을 통해 ‘관찰→변화→기록’이라는 과학적 사고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과학 원리 해설 – 왜 우유가 고체로 변할까?

이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성분은 우유 속의 ‘카세인(Casein)’ 단백질이다.
카세인은 우유 단백질의 약 80%를 차지하며, 평상시에는 물에 잘 섞인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산성이 강해지면, 카세인의 구조가 변화하면서 덩어리로 응고된다. 이 과정을 ‘응집(coagulation)’ 또는 ‘응고(precipitation)’라고 한다.

카세인 응고의 과정 정리

  • 우유에 식초(산성물질)를 넣으면 pH가 낮아진다.
  • 낮아진 pH는 카세인 단백질의 전하 균형을 깨뜨려, 서로 뭉치도록 만든다.
  • 이때 생기는 하얀 덩어리는 카세인 단백질이 응고된 형태, 즉 고체!

카세인은 원래 미세한 ‘미셀(micelle)’이라는 구조 안에 안정적으로 들어 있는데, 산도가 올라가면 이 미셀이 무너지면서 덩어리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
실제로 치즈나 요구르트 같은 제품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만들어진다. 단, 상업적인 치즈는 미생물 효소인 레닌(rennet)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고체 덩어리를 일정 시간 눌러서 물기를 빼고 건조하면, 딱딱한 플라스틱처럼 변하는데, 이 상태의 카세인은 과거에 ‘우유 플라스틱’(milk plastic)이라고도 불렸다.
1920~30년대 유럽에서는 이 카세인 고체를 이용해 단추, 장신구, 만년필, 장난감 등을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간단한 실험 하나에도 단백질 구조, 산-염기 반응, 고체 형성 등의 복합적인 과학 원리가 숨어 있다.

 

확장 응용 실험 – 카세인으로 만드는 나만의 장식품

단순히 실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응고된 카세인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창작 활동까지 해보면 과학 + 예술의 융합 활동이 된다.
다음은 이 실험을 바탕으로 확장해 볼 수 있는 창의적인 응용 실험 예시들이다.

색소를 넣어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만들기

  • 식초를 넣기 전, 우유에 식용 색소를 살짝 섞어준다.
  • 이후 응고된 카세인 덩어리는 색이 입혀져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 가능.
  • 반죽처럼 주물러서 하트, 별, 동물 모양으로 만들어보자.
  • 일정 시간 건조하면 단단해지며, 장식품이나 열쇠고리로 사용 가능.

향료나 허브를 넣어 방향제 만들기

  • 말린 허브, 천연 오일(라벤더, 유칼립투스 등)을 섞어 만든 카세인을 자연 방향제로 응용 가능.
  • 인테리어 소품, 비누 트레이로도 활용 가능하다.

 실험 후 분리된 ‘유청’은 어디에 쓸까?

  • 남은 액체(유청)는 단백질, 젖당이 풍부해 식물 영양제로도 쓰일 수 있다.
  • 버리지 말고 화분에 뿌리거나 세척용으로 재활용하는 것도 좋은 학습 기회!

이처럼 과학 실험은 결과물이 ‘완성된 과학 놀이’로 이어질 때, 아이들의 몰입도와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단순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고 꾸미는 과정을 통해 과학이 ‘즐거운 활동’으로 각인되게 된다.

 

 재미와 과학, 그리고 창의력이 함께하는 실험

우유로 고체를 만든다는 발상은 아이들에게 매우 신기한 경험이다.
이 실험은 단순히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관찰력, 창의력을 동시에 자극한다. 특히 부모님이나 교사가 함께 참여하면, 과학 개념을 더 깊게 이해시키고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워줄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이 된다.
또한, 이 실험은 고학년뿐 아니라 저학년, 유아기 아동에게도 적절한 난이도로 조정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저학년에게는 ‘왜 이렇게 변할까?’를 스스로 관찰하게 하고, 고학년에게는 pH, 단백질 응고, 전하 중성화 등의 개념을 간단하게 설명해 보는 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