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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과학 실험

씨앗은 어떻게 자랄까? 일주일 관찰 일기 실험

씨앗 하나에서 시작되는 생명의 신비

아이는 어느 날 밥을 먹다가 물었다. “엄마, 밥은 나무에서 나와?”
그 질문은 단순했지만, 아이가 ‘식물은 어떻게 자라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품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식물이 가득하다. 학교 화단, 아파트 정원, 산책로 옆 들꽃들. 하지만 그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직접 본 사람은 드물다. ‘씨앗’은 작고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완전한 생명의 설계도가 들어 있다.
우리는 이번 실험을 통해, 아주 작은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우고 잎을 피워내는 과정을 일주일 동안 직접 관찰해 보기로 했다. 이 글은 그 생명의 여정을 하루하루 기록한 관찰 일기이자, 아이가 직접 손으로 키워낸 과학의 교과서다. 실험은 물과 햇빛이라는 단순한 조건 속에서 진행되었지만, 그 안에서 얻은 감정과 배움은 매우 깊고 다채로웠다.
부모 입장에서 이 실험은 단순한 과학 활동 그 이상이었다. 아이가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관찰하는 습관을 익히며, 변화에 주목하는 눈을 키우는 교육적 의미도 함께 있었다. 무심코 버려질 수도 있었던 강낭콩 몇 알이 아이의 손에서 성장이라는 마법을 펼쳤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매일 조금씩 감탄했다. 과학은 때로 실험실이 아닌, 식탁 위 젖은 휴지 한 장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걸 이번 실험이 보여주었다.

씨앗 관찰 일기 실험

실험 준비와 진행 방법: 아이와 함께하는 과학놀이

이 실험을 시작하기 위해 우리는 아주 단순한 재료만 준비했다.
▶ 강낭콩 씨앗 5알
▶ 물에 적신 키친타월
▶ 투명한 플라스틱 컵
▶ 작은 메모지와 볼펜
▶ 창가 햇볕이 잘 드는 공간

첫째 날은 씨앗을 물에 하루 정도 불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불리지 않고 바로 실험해도 되지만, 불린 씨앗이 더 빨리 발아하므로 아이가 흥미를 유지하기에 좋다. 하루가 지나니 씨앗은 약간 부풀었고, 껍질이 미세하게 갈라지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플라스틱 컵 아래에 키친타월을 겹겹이 깔고, 그 위에 불린 씨앗들을 하나씩 눕혔다. 물이 너무 많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적당히 촉촉한 수준으로만 유지했다. 컵은 거실 창가에 두었고, 하루에 한 번 물을 살짝씩 뿌려주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씨앗을 관찰하며 변화가 생기면 그림을 그리고 짧은 글로 기록했다. 아이는 처음엔 “아무 것도 안 변했어”라고 했지만, 둘째 날부터는 “이거 뿌리야? 하얗게 나왔어!”라며 흥분했다. 매일 아주 조금씩 변하는 씨앗의 모습이, 아이의 관심을 조금씩 키워줬다. 실험 도중에는 ‘왜 뿌리가 먼저 나올까?’, ‘잎은 언제 나올까?’와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학습으로 연결됐다.

 

일주일 관찰 기록: 씨앗이 자라는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1일차 (불리기 전):
씨앗은 갈색이고 단단했다. 아이는 “이게 진짜 나중에 식물이 돼?”라며 믿지 못했다. 물속에 넣고 하루를 기다렸다.
 2일차:
씨앗이 부풀어 올랐고 껍질에 작은 금이 갔다. 뿌리처럼 보이는 흰 실 같은 것이 조금씩 나왔다. 아이는 “이거 진짜 살아있어!”라며 눈을 빛냈다.
 3일 차:
뿌리가 확실히 자라기 시작했다. 길이가 1cm 가까이 되었고, 방향도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아이는 뿌리가 ‘물을 마시기 위해’ 땅 속을 파는 거라고 이해했다. 종이에 뿌리 그림을 그려서 관찰일지에 붙였다.
 4일 차:
씨앗 껍질이 완전히 벗겨지기 시작했고, 줄기처럼 보이는 부분이 위로 자라기 시작했다. 잎이 될 것 같은 부분이 살짝 보였다. 아이는 매일 눈금 자로 측정하며 “오늘은 0.7cm 자랐어!”라고 스스로 계산도 했다.
 5일 차:
작은 초록 잎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아이는 “이게 잎이야?”라고 물었고, 실제 식물 사진과 비교해 보여주었다. 아이는 잎이 생긴 걸 보고 “이제 진짜 식물이네!”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 날 작은 이름을 붙였다. ‘콩이’라는 이름이 붙은 순간, 그 식물은 단순한 실험체가 아닌, 친구가 되었다.
 6일 차:
잎이 더 넓게 펴졌고 줄기가 곧게 서 있었다. 아이는 물을 줄 때마다 “콩이가 목말랐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이의 감정이 식물에 이입되기 시작했고, 매일 돌보는 행동이 자연스러워졌다.
 7일 차:
콩이는 줄기가 약 4cm가 되었고, 잎이 두 장에서 네 장으로 늘었다. 물을 많이 주면 잎이 축 처진다는 것도 관찰했다. 아이는 “이건 살아있는 생명이라 너무 신기해”라며 실험의 마지막 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과학적 원리 해설: 씨앗이 자라는 과정을 쉽게 설명하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씨앗이 자라는 원리를 설명하는 건 이 실험의 중요한 부분이다.
단순히 ‘뿌리가 나오고 잎이 생긴다’가 아니라, 왜 그런 순서로 자라는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이 관건이다.
▶ 씨앗의 구조:
아이와 함께 씨앗을 반으로 잘라서 내부를 관찰해 보았다. 배유, 배, 씨껍질 등 다양한 구조가 보였고, 각 부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줬다. 아이는 씨앗 안에 ‘아기 식물’이 들어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 뿌리의 역할:
뿌리는 단순히 고정하는 게 아니라, 물과 영양분을 흡수해 식물에 전달하는 통로라는 걸 설명했다. 물을 주지 않으면 잎이 시드는 모습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 광합성:
잎이 나오고 나서부터는 광합성 이야기를 해줬다. 햇빛을 받으면 잎이 음식(포도당)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했고, 아이는 “햇빛이 밥이네?”라며 이해했다.
▶ 자극 반응:
햇빛을 향해 자라는 줄기의 움직임, 물이 부족할 때의 잎의 변화 등을 통해 식물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환경에 반응하는 생명체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실험을 통해 얻은 것들: 과학을 넘은 배움과 감정의 성장

이 실험은 단순히 식물의 성장 과정을 보는 활동이 아니었다.
아이의 일상 속에서 작은 관심, 책임감, 인내심이라는 감정이 자라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씨앗은 1~2일 안에 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아이는 “왜 아무것도 안 바뀌었지?”라며 처음엔 조급해했지만, 서서히 기다림에 익숙해졌다. 과학은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아이가 스스로 깨달았다.
또한 식물에 이름을 붙이며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콩이 잘 잤을까?”라고 묻는 아이의 모습에서 생명에 대한 공감과 책임이 함께 자라나고 있었다. 실험이 끝난 후에도, 아이는 “콩이를 화분에 옮겨 심자”라고 제안했다. 단순한 실험이 하나의 관계로 발전한 것이다.
부모로서도 이 실험은 많은 의미가 있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식물의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과학이라는 것이 얼마나 일상에 가까이 있는지 실감했다. 책이나 교과서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배움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소소하지만 깊이 있는 과학 실험들을 아이와 함께 해보고 싶다.

 

 

이 콘텐츠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씨앗 발아 실험’ 관찰 기록이며, 과학적 원리를 쉽게 설명하고, 하루하루의 변화를 그림과 이야기로 풀어낸 체험형 콘텐츠입니다. 학부모, 교사, 초등학생이 직접 따라 할 수 있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험을 통해 관찰력, 인내심, 생명에 대한 감수성까지 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