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때문에 시작된 여름밤의 실험
여름이 되면 많은 가정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가 있다. 바로 '벌레'다. 특히 밤이면 날아드는 모기와 날파리, 싱크대 근처에 나타나는 초파리 등은 아이와 함께 지내는 집에서는 더욱 민감한 문제가 된다. 살충제를 사용하자니 성분이 걱정되고, 모기향을 피우자니 냄새가 거슬린다. 이럴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직접 벌레 퇴치제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어린이와 함께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사용 재료도 집에 있는 천연 재료라면 더욱 안심할 수 있다. 이번 실험은 ‘직접 만들며 배우는 과학’을 주제로, 친환경 벌레 퇴치제를 직접 만들어보고, 그 효과와 원리를 탐구하는 과정을 담았다. 단순한 따라 하기가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서 관찰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되었기 때문에 과학 실험은 물론, 자연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좋은 교육적 기회가 될 수 있다.
실험 준비 단계: 천연 벌레 퇴치제를 위한 준비물과 기본 원리
벌레 퇴치제를 만들기 전에 먼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벌레는 특정 향이나 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레몬그라스, 라벤더, 티트리 같은 에센셜 오일에는 벌레가 싫어하는 향이 포함되어 있다. 이 향들은 벌레의 신경계에 혼란을 주거나 접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며, 천연 성분이기 때문에 인체에는 비교적 안전하다.
이번 실험에서는 다음과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
- 정제수 또는 생수 100ml
- 소독용 에탄올(또는 식물성 알코올) 50ml
- 레몬그라스 에센셜 오일 10방울
- 라벤더 에센셜 오일 5방울
- 티트리 오일 5방울
- 스프레이 용기
- 깔때기와 계량컵
- 라벨지(스티커)와 색연필 (아이들이 이름 붙이기용)
아이들과 함께 이 준비물을 하나씩 설명하며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과학적 탐구의 시작이다. “이 오일은 어떤 향이 날까?”, “왜 알코올이 필요할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알코올은 에센셜 오일이 물과 잘 섞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오일의 휘발성을 높여 향이 넓게 퍼지도록 돕는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줄 수 있다.
실험 진행 단계: 퇴치제 제작과정과 관찰 포인트
본격적인 실험은 아래와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아이 혼자 진행하기보다는 보호자의 지도 아래, 안전하게 실험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① 스프레이 병에 정제수 넣기
→ 깔때기를 이용해 100ml의 물을 먼저 넣는다.
→ 이때 아이에게 "물이 휘발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② 소독용 에탄올 넣기
→ 같은 방식으로 50ml 에탄올을 넣는다.
→ "에탄올은 왜 들어가는 걸까?"에 대해 이야기하며, 오일의 용해와 살균 기능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③ 에센셜 오일 첨가
→ 레몬그라스 10방울, 라벤더 5방울, 티트리 5방울을 천천히 떨어뜨린다.
→ 아이들이 향을 맡아보고 “어떤 벌레가 이 향을 싫어할까?”를 토론해 볼 수 있다.
→ 이때 후각 자극과 감각적 표현 활동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④ 잘 흔들기 & 라벨 붙이기
→ 뚜껑을 닫고 30초 이상 흔든다.
→ 아이에게 스티커를 나눠주고, 자신만의 이름을 붙이게 한다.
→ "모기 OUT 스프레이", "초파리 킬러 1호", "과학자 민준의 슈퍼액체" 등 상상력 발휘의 시간이 된다.
관찰 포인트:
- 액체 색의 변화
- 오일 향의 조합
- 흔들었을 때 혼합 상태 변화
- 뿌렸을 때의 확산 정도
이런 관찰 항목을 기록지에 정리하면, 과학 노트 작성 습관도 기를 수 있다.
실험 이후 테스트: 실제 사용과 효과 분석
퇴치제를 만든 후, 실제로 벌레가 잘 모이는 장소에 뿌려보는 실험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 싱크대 주변
- 베란다 창틀
- 주방 음식물 쓰레기통 근처
- 화장실 구석
- 아이 방 침대 주변
테스트는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으로 3일간 관찰일지를 작성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아이가 직접 관찰하며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기록한다:
6/25 | 싱크대 | 3마리 | 0마리 됨 | 약 3시간 | 상쾌하고 기분 좋았어요 |
6/26 | 베란다 | 5마리 | 1마리로 줄음 | 4시간 | 냄새가 좀 진했어요 |
6/27 | 주방 | 2마리 | 없음 | 2시간 |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
이런 식의 표를 활용하면 아이의 과학적 사고력과 관찰력, 기록 능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또한 실험 후 “가장 효과적이었던 장소는 어디였나요?”, “어떤 향이 제일 마음에 들었나요?”와 같은 피드백을 유도하면 과학과 감성을 연결하는 활동이 된다.
과학적 원리와 확장활동: 자연에서 배운 과학으로 나아가기
이번 실험은 단순한 벌레 퇴치제를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선, 아이는 에센셜 오일의 특성과 휘발성, 혼합과 용해의 개념, 관찰을 통한 결과 도출 과정 등 과학의 핵심적인 사고법을 체험한다.
또한, “살충제를 쓰지 않아도 벌레를 퇴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 사고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태도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이 실험을 확장하려면 다음과 같은 활동이 가능하다:
- 벌레별 맞춤 퇴치제 실험: 모기용, 초파리용, 개미용으로 조합 바꿔보기
- pH 측정 실험: 레몬그라스 물의 산성도 측정
- 퀴즈 만들기: 실험 내용을 바탕으로 친구나 가족에게 낼 퀴즈 구성
- 보고서 쓰기: 실험 목적, 과정, 결과, 느낀 점을 정리하여 글쓰기 훈련
- 영상 제작: 실험과정을 영상으로 남겨 유튜브 콘텐츠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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