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아이와 함께 만드는 간이 정수기 실험

물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사람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1.5~2리터 정도의 물을 마신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이 어떻게 정수되어 깨끗해지는지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해 본 적은 거의 없다. 물은 투명하고 냄새도 없어서 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미세 입자, 세균, 화학 물질 등이 섞여 있을 수 있다. 특히 빗물, 하천수, 강물 같은 자연수에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오염 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정수를 거치지 않으면 마시기에 안전하지 않다.

많은 어린이들은 '정수기 버튼을 누르면 깨끗한 물이 나오는 것'만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는 과학적 원리와 여러 단계의 물리·화학적 정화 과정이 숨어 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아이가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체험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간이 정수기 만들기 실험’이다. 이 실험은 직접 오염된 물을 정화해 보는 체험을 통해 과학적 사고력과 환경 의식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 매우 유익한 활동이다.

이번 글에서는 간이 정수기의 원리, 준비물, 실험 과정, 과학적 설명, 그리고 응용 아이디어까지 모두 다루어, 아이와 함께 깨끗한 물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하고자 한다. 부모나 선생님이 함께 진행하기 좋도록 구성했으며, 실제 교실 수업이나 홈스쿨링 자료로도 활용 가능하다. 단순한 만들기를 넘어, 아이가 ‘깨끗한 물’의 소중함과 과학적 원리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준비물과 실험 설계 – 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

간이 정수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대부분의 준비물은 집에 이미 있는 재료들로 충분하다. 필요한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준비물 리스트

• 큰 페트병 1.5리터짜리(2L도 가능)
• 깨끗한 모래 (정수용으로 구입 가능하거나, 햇빛에 소독한 자연 모래)
• 자갈 (비슷한 크기의 작은 돌)
• 활성탄 또는 숯가루 (마트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 가능)
• 커피 필터 또는 천 (면티 잘라 써도 무방)
• 고무줄 2~3개
• 가위
• 더러운 물 (흙, 나뭇잎, 커피 찌꺼기 등을 섞어서 직접 만든다)
• 깨끗한 물 담을 투명 컵 2개
• (선택사항) 시계, 관찰일지, 돋보기, pH 시험지 등

실험 설계

페트병을 반으로 자르고, 윗부분을 거꾸로 세워 깔때기처럼 만든 후, 그 안에 층별로 자갈 → 모래 → 활성탄 → 필터 순으로 쌓는다. 이렇게 만든 간이 정수기에 오염된 물을 부으면, 아래로 떨어지는 동안 불순물이 걸러져 점점 깨끗한 물이 나오게 된다. 아이는 이 실험을 통해 정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며 이해하게 된다.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이 안에는 물리적 여과, 흡착, 침전, 필터링 등 여러 과학적 원리가 응축되어 있다.

이 실험은 안전하면서도 아이가 스스로 조작하고 관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부모나 교사는 처음에 기본 설계만 도와주고, 이후에는 아이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 물의 흐름, 변화, 냄새, 색상 등을 기록하게 하면 매우 유익하다.

실험 단계와 결과 관찰 – 직접 만든 정수기의 작동 원리

이제 본격적인 실험을 시작해보자. 각 단계를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아이가 어떤 과정을 통해 물이 깨끗해지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1단계: 페트병 준비하기

페트병을 가위로 절반 잘라 윗부분을 거꾸로 세운다. 깔때기처럼 놓고 뚜껑을 제거하거나 미세하게 구멍을 뚫는다.

2단계: 필터층 쌓기

아래에서부터 차례대로 커피 필터 → 숯 → 모래 → 자갈 순으로 넣는다. 필터를 밑에 깔면 찌꺼기 새어나감을 방지할 수 있다. 재료를 촘촘하게 넣는 것이 관건이다.

3단계: 더러운 물 만들기

깨끗한 물에 흙, 잎사귀, 커피 찌꺼기, 간장 몇 방울 등을 넣어 오염수를 만든다. 색이 진하거나 탁할수록 실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4단계: 정화 시작

오염수를 간이 정수기에 천천히 부어보자. 물이 천천히 아래로 빠져나가면서 색이 점점 연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약 5~10분 기다리면 아래 컵에 맑아진 물이 떨어진다.

5단계: 결과 비교 및 분석

처음의 더러운 물과 정화된 물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본다. 색상, 탁도, 냄새를 직접 비교하며 아이 스스로 차이를 설명하게 유도하자. "왜 더 깨끗해졌을까?", "어떤 층이 가장 효과가 컸을까?" 같은 질문은 아이의 과학적 사고를 자극한다.

특히 물이 완전히 투명해지지는 않아도 괜찮다. 이 실험의 목적은 완전한 정수라기보다는 ‘정화의 과정’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 원리 설명 – 정수기의 여과 원리는 이렇게 작동한다

이 실험은 단순히 재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아이가 과학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애드센스 승인을 위한 교육적 가치도 극대화된다. 다음은 각 필터층이 하는 역할이다.

자갈층

큰 입자(잎사귀, 돌멩이 등)를 걸러주는 1차 필터 역할을 한다. 물이 빠지는 속도도 조절해 준다.

모래층

미세한 먼지, 흙, 작은 입자들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모래의 작은 입자 사이로 물이 천천히 통과하면서 물리적 여과 작용이 일어난다.

숯(활성탄) 층

불순물이나 냄새를 제거해 주는 핵심 단계다. 숯은 다공성이어서 기체, 색소, 유기물질 등을 흡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정수기에서 사용하는 필터에도 실제로 활성탄이 사용된다.

커피 필터층

가장 아래에 위치해 모든 미세한 찌꺼기나 모래 알갱이가 최종적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정수기에서는 미세 여과막에 해당하는 역할을 한다.

과학적 개념 요약

• 여과 (filtration): 고체 입자를 제거하는 과정
• 흡착 (adsorption): 불순물 분자가 표면에 붙는 작용
• 침전 (sedimentation): 무거운 입자가 아래로 가라앉는 현상
• 중력 이동 (percolation):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물이 이동하면서 정화되는 방식

아이들이 직접 실험 후 이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돗물 정수 과정, 공공 정수처리장 원리, 생존 시 물 확보법 등으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확장 활동과 실생활 응용 – 물을 아끼는 법도 함께 배워야 한다

실험 후, 아이들과 함께 반드시 진행해야 할 부분은 ‘확장 활동’이다. 단순히 물을 정화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 물을 어떻게 활용하고, 왜 아껴 써야 하는지를 연결해야 교육의 완성도가 올라간다.

확장 아이디어

• 정화된 물로 식물에 물 주기
  → 먹는 물은 아니지만, 자연 재활용의 개념을 익힐 수 있다.
• 물의 색, 냄새, 투명도 기록지 작성하기
  → 실험 전후 비교를 숫자나 색상으로 기록하며 관찰력 향상
• ‘정수기 없이 물을 마셔야 할 때’를 가정한 생존 시나리오 토론
  → 캠핑, 정전, 자연재해 등 위기 상황을 상상하고 해결책을 고민
• 실제 정수기 필터 사진 보여주기 / 수돗물 정수공정 그림 설명 추가
  → 집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와의 연관성을 설명
• ‘우리 집 하루 물 사용량’ 조사 프로젝트
  → 설거지, 세탁, 샤워 등 생활 속 물 낭비를 줄이는 캠페인 연결

이런 활동은 단순한 과학 실험을 넘어서 아이가 환경, 자원, 책임의식까지 체험하는 통합형 학습으로 발전시킨다.